'세상만사'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5.05.05 리그베다 위키 (+ 엔하위키 미러) 사태를 보면서.
  2. 2010.07.29 또 하나의 천재이자 광인 - 크리스토퍼 놀란 1
  3. 2009.12.17 DP1s 영입 6
  4. 2009.11.19 11월 18일 대한민국 vs 세르비아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감상평 3
  5. 2009.10.16 한국 영화 포스터들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1
  6. 2009.07.31 엄마는 다 똑같애~~ 라는 글 ^^:
  7. 2008.08.24 베이비아프리카 백일사진 촬영기..
  8. 2006.07.03 아치와 씨팍 감상소감

리그베다 위키 (+ 엔하위키 미러) 사태를 보면서.

세상만사/사는 이야기
2015. 5. 5. 10:11, Posted by ScottRhee

여러 가지 분석이 많지만, 여기까지 오게 된 주된 이유는 결국 돈벌이일 것이다. 

운영자가 스스로 밝혔듯이 리그베다 위키의 인지도와 높은 페이지뷰는 결코 놓치기 싫은 고기였을 것이다.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리고 돈 벌어먹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가? 

약간의 투자로 그 거대한 페이지뷰를 다 먹을 수 있다면 솔깃할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버에 돈을 투자하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광고를 달아도 별로 욕먹지 않을 만한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실제로 서버 운영비 명목의 광고는 NC조항이 있더라도 굳이 막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일단 이 부분이 제일 큰 문제라고 보는데, 이게 굉장히 애매하고 아직 국내에 관련 판례도 제대로 없다는 것이다. CC코리아에서는 서버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한 광고는 허용된다고 밝혔는데, 서버 운영비라는게 물리적인 장비 운영 원가만 일컫는 것이 아니다. 인건비도 당연히 운영비에 포함된다. 운영자 인건비가 매월 천만원이라 해도 인건비는 인건비다. 아무리 수익을 많이 남겨도 인건비라고 둘러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 실질적인 관련 판례가 생기지 않는 한, 논란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판례가 생긴다면 아마도 어느정도까지의 비율로 인건비와 운영원가가 비영리사이트의 운영비조로 허용될지에 대한 기준이 생길 것이다. 


문제는 이걸 누가 고소 고발해서 판례를 만들어내냐는 것. 판례가 없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유저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잠수함패치로 바뀐 약관이라든지, 중간에 일어난 저작권 표시 변화 등 객관적으로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논란이 훨씬 많은 것도 같은 이유다. 어쨌든 이쪽은 비교적 사실관계가 명확하므로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될 것이다. 그렇다 해도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 비영리를 어디까지 인정하느냐라는 근본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직접적인 판례만이 궁극적인 해결책이자, 본진과 미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혹자는 그 문제는 곁다리에 불과한 문제라 하는데, 보자. 만약 리그베다 위키가 초반의 삽질을 극복하고 미러 없이 모든 페이지뷰를 다 먹고 있었다 치자. 그랬다면 무리하게 저작권규정 변경 등을 아예 시도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그냥 광고 붙여서 운영비로 쓴다고 하고 잘 먹고 잘 살면 되니까. 현재는 법이 애매한게 사실이므로 소송이 걸릴때까진 잘 먹고 잘 살았을 거다. 헌데 문제는 초반의 삽질로 미러가 생겨났고, 모든 응가는 자기가 치우고 있는데 페이지뷰는 미러가 먹는 골때리는 일이 생겨나버린 것이다. (미러가 초창기 로드를 분산시켜준 고마운 존재였던건 사실이겠지만 지금은 이 문제와 직접적 관계는 없다. 결과가 중요할 뿐.) 미러는 완전히 동일한 라이센스를 사용하며 광고도 똑같이 붙어있으므로 본진 운영자 입장에선 아무리 미워도 도대체 떨궈버릴 방법이 없다. 본관의 광고를 내려버리면 할말이 생기겠지만 이러면 한몫 잡아보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기니 그럴 수도 없고.. 결국 허락받지 않은 미러링을 모두 불법으로 만들기 위해서 라이센스 규정을 변경하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이래야 미러를 떨쳐버릴 수가 있으니까. 본진이 최근에 보여준 장대한 삽질들은 결국 미러를 떨쳐내기 위한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목적은 결국 돈이고. 


본진 입장에서 안타까운 사실은, 현재 돌아가는 상황으로 봐선 본진이 원하는대로 미러만 시망이 되고 본진이 페이지뷰를 다 먹는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걸로 보인다는 것이다. 아주 잘 해야 현상유지일 뿐.. 본진이 망하는 한이 있더라도 미러를 결코 떨쳐내지는 못할 것이다. 본진 입장에선 두고두고 빡치겠지만 방법이 없다. 그리고 본진이 망해도 미러는 건재할거다. 그때쯤엔 분명 리그베다 위키의 대체재가 활성화돼있을 테고, 그 사이트에 대한 미러링으로 갈아타면 그만이니까. 다만 광고가 문제인데.. 결국 이건 누군가 직접 고소 고발을 하고, 판례가 생겨야만 해결된다. 


미러가 그냥 자꾸 태클을 거는 본진을 포기하고 아예 독립을 시도하는게 낫지 않냐는 의견도 있으나, 미러 입장에선 지금의 구조가 가장 꿀을 빠는 구조다. 회원관리나 수정기능등 귀찮은 기능들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고, 이미지 서버도 둘 필요가 없으며, 내용에 대한 태클도 그냥 본진에 전가하면 되니까. 페이지뷰만 딱 먹고 땡 할 수 있는 구조라는 거다. 독립을 해서 그 귀찮은 것들을 모두 감수할 이유가 없다. (이것은 위키의 특수성에 기반한 것 같다. 기여자보다는 구독자가 압도적으로 많고, 수정자가 신나서/빡쳐서 열심히 글을 수정하는 와중에 광고에 신경쓸 이유 자체가 없으니까.) 그래도 본진이 망해버리면 미러도 망하니까 타격이 있겠지만, 미러 입장에선 URL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하니 미리 다른 위키에 대한 미러링으로 갈아타든지, 정 안되면 귀차니즘을 감수하고 독립하면 되겠지. 그러니 본진 입장에선 아무리 빡쳐도 도대체가 답이 없는 것. 


나한테는 이런 기회좀 안 오나.. 돈벌기엔 이런 게 최고인데 말이지. 삽질은 딴 사람이 하고 책임도 딴 사람이 지고 돈은 내가 버는. 한순간의 실수로 이런 돌이킬 수 없는 빨대가 꽂히는 것이다. 그게 인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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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천재이자 광인 - 크리스토퍼 놀란

세상만사/영화, 애니메이션
2010. 7. 29. 23:00, Posted by ScottRhee

폴 버호벤식 SF의 광팬으로서, CG로 점철된 요즘 SF영화판이 정말 맘에 안드는 저였습니다. 폴 버호벤도 CG의 활용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었지만, 사용한 CG의 질과 그 적절성은 최근의 영화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최근의 CG를 싫어하는 이유는 단지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며, CG를 사용하더라도 폴 버호벤이나 제임스 카메론처럼 한계를 넘나들며 찜쪄먹을 수준이 된다면 예외죠. 그런데 그정도로 극한의 CG완성도를 추구하고 또 실현하는 감독은 거의 없더라고요. 또한 이것은 CG자체의 기술적인 레벨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버호벤이나 카메론의 초창기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그저 감독이 얼마나 CG에 대해 잘 이해하고, 적절히 절제하면서 적재적소에 CG를 배치하느냐의 문제죠. 

robocop23.jpg
이 장면에 사용된 CG는? - 배경화면에 나온 OCP로고 정도 

요샌 그대신에 맥지같이 일단 CG를 들이대고 보는 감독이나 제작자가 많은듯 합니다. 그런데 전 과장된 CG를 사용한 영화는 몰입감이 너무나 떨어져서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판타지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시대적 배경이 어떻든, 과학적으로 그럴싸한 시각적 배경이 동반되어야 영화에 집중이 잘 됩니다.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저는 영화에 잘 집중을 못해요. 이런 이유로, 현란한 CG를 썼어도 헛점이 존재하는 영상보다는, 조금 소박한 느낌이 들망정 정교하고 끈기있고 현실감있게 구현한 아날로그 방식의 특수효과를 전 더 선호합니다. 예를 들면, 테크노를 전면에 내세운 맥지의 터미네이터4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착실히 기존 방식에 충실했던 조나단 모스토우의 터미네이터3을 전 더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트랜스포머나 아이언맨보다는 로보캅(물론 1편만)을 더 선호합니다. 

미녀삼총사 - 그냥 이런 게 딱 맥지 스타일이죠.

그런데 크리스토퍼 놀란 이사람은 SF영화에 대단한 재능이 있으면서도, 영화의 완성도는 극한으로 높이면서, CG의 사용은 최소화하고 아날로그로 구현할 수 있는 것은 가급적 아날로그로 작업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일단 사용한 CG의 질과 적절성은 앞서 언급한 두 감독(버호벤, 카메론)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을 만큼 최고 수준이더군요. 말하자면 제가 좋아하는 영화의 스타일을 거의 다 간직하고 있는, 요즘 영화감독으로서는 아주 드문 형태의 감독입니다. 

폴 버호벤과 직접적으로 비교하자면, 비록 말초적인 맛은 덜하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는 폴 버호벤의 두 배쯤 되는 괴물이랄까요. (저는 말초적인 부분도 무척 중시하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아주 살짝 아쉽기도 합니다^^ 폴 버호벤의 로보캅이나 토탈 리콜처럼 완성도와 말초성을 동시에 갖춘 SF영화가 요새는 전혀 없어요. 하긴 SF영화의 제작비가 천문학적으로 올라가고 있으니 18금 SF영화를 대놓고 만들수가 없는게 현실이기는 하지요.)

인셉션 - 떡밥형 시나리오와 절묘한 특수효과가 일품. 토탈 리콜의 업그레이드 완성형. 

하여튼, 보면 볼수록, 천재 아니면 광인이 아닐까 의심되는 그런 괴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쩜 그렇게 완벽할수가 있는지... 이런 사람이 아직 젊다는게 참으로 위안이 많이 됩니다. 폴 버호벤은 무려 쉰 살이 다 돼서야 겨우 헐리웃에 데뷔할 수 있었던데다 프랜차이즈 후속작에 관심이 없어서 그 굉장한 프랜차이즈들이 죄다 고사되었고, 카메론은 마지막 대박 이후 무려 10년을 쉬었습니다. 놀란 감독은 가급적 이러지는 말고 SF방면에서 최대한 다작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이사람이 터미네이터4를 맡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꿈에서도 떠오를 것만 같은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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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와 씨팍 감상소감  (0) 200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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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1s 영입

세상만사/사는 이야기
2009. 12. 17. 10:27, Posted by ScottRhee
여행때 SLR카메라 가지고 다니는게 여간 고역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기술이 발달하여 훌륭한 대안이 존재하고 있지요.
파나소닉 GF1, 
올림 PEN 시리즈
시그마 DP시리즈.. 

(거기에 라이카도 비슷한컨셉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라이카는 일단 패스-_-)
이중에 저는 (고정식 렌즈라) 렌즈뽐뿌가 없고 상대적으로 크기가 가장 작으며 
타 메이커에서 볼 수 없는 남다른 이미지센서(포비온)를 사용한 DP시리즈를 주목하고 있었고 
결국 얼마전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DP1s 구매) 
외투 주머니속에도 들어가니 아주 좋군요. ^^;; 

여행지에서 여행자 티 다 내면서 목에 주렁주렁 걸고 다니던 카메라는 이제 안녕. 



주간의 야외 사진에 특화된 녀석인데 낮에 밖에 나갈수가 없어 샘플샷이 안습이지만-_-;;
(욘석 배나온거 보소.. 엄청 먹어댐)
이번 여행때 실컷 굴려줄 예정 


SLR은 이제 처분할때가 된 듯.. 장롱속에 들어간지 벌써 수 개월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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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대한민국 vs 세르비아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 감상평

세상만사/스포츠
2009. 11. 19. 10:39, Posted by ScottRhee
(세르비아가 어디 있는지 모르시는 분을 위해;;)

■ 19일 전적
▲ 런던
대한민국 0 (0-1 0-0) 1 세르비아
△ 득점 = 전 8 니콜라 지기치(세르비아)

■ 출전 선수명단
▲ GK = 김영광
▲ DF = 오범석(후 0 차두리) 이정수 조용형 이영표
▲ MF = 김남일 조원희(전 35 김두현, 후 36 김형일) 박지성(후 25 강민수)
▲ FW = 염기훈(후 0 이근호) 설기현(후 14 이동국) 이청용


허둥대던 전반

전반전에 정신도 차리기 전에 실점. 세르비아 선수들이 체격도 엄청난데다 스피드까지 좋은편이라 뾰족히 답이 없더만. 워3으로 치면 사기유닛에 가까운 녀석들.. 하긴 그러니까 EPL, 라 리가 등에서 뛰지.. 

이정수가 걔들을 수비하려고 발바닥에 땀이 나게 뛰어다녔으나
지난번 평가전때까지만 해도 상대팀 선수들에 비해 체격이 다부지고 몸집이 커보였던 그가 그냥 일반적인 한국선수마냥 작고 재빠른 선수로만 보여지면서 오늘 경기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다. 

예상대로 허감독은 원톱을 들고나왔는데, 의외로 이동국이 아닌 설기현이 선발로 나왔다. 하지만 좌우 윙으로 출전한 염기훈 이청용이 몸싸움에 능한 선수들이 아니고 그렇다고 기술로 상대 수비수를 제칠수도 없는 상황이라, 오히려 안정적 몸빵과 유럽식 크로스가 가능한 설기현이 왼쪽으로 내려와서 볼을 운반하는 상황이 많이 나왔다. 이것은 전술적인 실패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인데(원톱이 좌측에만 틀어박혀있으면 공격은 누가..), 문제는 그상태에서 딱히 대안도 없는 상황이었다는것. 

중원에서의 볼운반은 김남일과 박지성이 담당하는 모양새였고, 이청용은 직접적인 볼운반보다는 세트플레이 또는 중원에서 볼을 받아 찬스를 연계시키는 역할에 주력했던것 같다. 

전반적으로 전술도 갑자기 바뀌고 선수구성도 많이 달라져,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근근히 버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찍 골을 허용한 것도 몸에 옷을 맞추며 허둥대다 조직력이 무너지면서 나온 것. 

공격진 조직력이 완전치 않으니 설기현 원톱은 계속 중앙과 좌측으로 내려와 볼을 받고, 반대편에 있는 미드필더들이 전방에 침투하여 공격을 하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었는데, 그결과 제대로 된 슛도 못해보고 전반전이 끝나고 말았다. 위협적인 장면이 없지는 않았으나, 패스를 통해 뭔가 공격이 만들어지는 것은 볼 수 없었다. 

이영표, 김남일의 부활

전반전에 자기 플레이를 한 사람을 꼽으라면 이영표와 김남일 정도를 들 수 있겠다. 이영표는 전성기를 방불케할 정도로 왼쪽 풀백이면서도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듯한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영표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전자리를 이미 확보했다고 봐도 될 듯. 김남일은 공수에 걸쳐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전형적인 중앙미드필더스런 경기를 펼쳤다. 특히 날카로운 공격전개 능력과, 넓은 시야를 과시하는 것이 많이 눈에 띄었다.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 모양인데, 김정우와의 주전경쟁이 점점 더 재밌어지게 생겼다. 이번 경기처럼만 하면 본선에서 선발출장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후반전에서는 전반전에 컨디션이 나빠보였던 우측 풀백 오범석이 빠지고, 차두리가 들어왔다. 역시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공격수 염기훈 대신 이근호가 출전했다. 

개인적으로 의외였던 것은 설기현이 그대로 후반전에도 원톱으로 나왔다는 것. 볼이 잘 안 도니까 직접 내려와서 공을 받은 것은 좋은데, 어쨌든 전반전의 전술이 효과적으로 적용된 것은 아니므로 뭔가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헌데 염기훈을 비슷한 성향의 선수인 이근호로 교체한 것 이외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근호는 본인이 윙보다는 중앙공격수쪽에서 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중앙 공격이 어울리는 선수다. 볼운반보다는 활발한 움직임과 좋은 위치선정으로 많은 찬스를 만들어내서 그들중에 하나를 성공시키는 가랑비식 축구를 구사하는 선수이기에, 정통 윙어인 염기훈이 못하던 것을 포워드인 이근호가 그자리에서 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설기현이 왼쪽에서 볼을 운반하고 이근호등이 중앙침투로 볼을 노리는 플레이가 가끔 나왔는데 설기현은 크로스를 잽싸게 올리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거의 기회는 나오지않았다. 

다만 교체되어 들어온 차두리가 과감한 침투로 경기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시작했는데, 공격쪽 전술이 안먹히는 상태 그대로여서 경기는 전반전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김두현 차두리 이동국의 투입으로 분위기 반전 

이후 후반 14분에 이동국이 교체되어 들어왔는데, 이동국 역시 활발히 움직이며 2선에서의 볼운반을 돕기는 했지만 센터포워드 역할에 충실하여 사이드쪽으로는 많이 내려오지 않았다. 선수들이 자기 자리를 지키기 시작하고, 전반 막판에 교체되어 들어온 김두현의 패스가 돌기시작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동국은 슈팅 시도 자체가 그다지 많지는 않았으나, 2선에서 공을 받은상태에서 전방으로 침투해가는 이근호 이청용 등에게 볼을 배급하려는 노력을 보여주었고, 헤딩 경합 등 몸빵 면에서도 준수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맨유에서의 베르바토프의 플레이를 연상케 하는 부분도 조금 있었는데(물론 두 선수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 말이 그렇단 얘기임) 다만 맨유에는 킬러가 수두룩하지만 한국에선 이동국이 킬러노릇까지 해야 되는 것이 안습. 틀어박히자니 공이 안오고, 내려오자니 슛할사람이 없고.. 역시 딴 선수는 다 빠져도 박주영만은 있어야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주영이 있었으면 경기가 훨씬 재미있었을 것이다. 

미드필드 공동화를 낳은 수비수 투입

전반과는 달리 선수들이 자기자리를 지키면서 패스가 살아나고 이를 통해 볼점유율을 높여가면서 경기가 재미있어졌다. 박지성도 조금씩 전매특허인 그 플레이(중앙돌파시도-반칙얻기or패스연결)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헌데 한 10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박지성이 교체되어 나왔다. 수비수 강민수가 들어왔다(후25). 그리고 후반 36분, 김두현마저 수비수 김형일로 교체되어 나왔다. 이부분은 개인적으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교체였다. 가뜩이나 미드필더에서 볼 운반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 중원 볼 운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박지성과 김두현을 다 빼면 누가 볼을 운반하는가? 김남일? 이영표? 차두리? 흠... 정말 이영표가 전방으로 올라와서 볼 운반에 신경쓰기는 했으나, 이영표는 이미 여러 해동안 풀백으로만 뛰어온 선수다. 오버래핑 이상의 역할을 맡기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 

아마도 저런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이 나온 것은, 기성용 김치우등 몇명의 주요 자원들이 K리그 플레이오프때문에 조기 귀국하여 교체할 선수자원 자체가 없기 때문이었으리라. 박지성 교체까지는 그래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선발출장하지도 않은 김두현을 조기교체한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려대로 수비수 두 명이 교체되어 들어오는 시점부터,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공이 꽉 막혀서 안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의미없는 단발성 공격이 계속되다가 그대로 경기 끝.. 흠 꼭 경기분위기가 살아나던 그 시점에 수비수 두 명을 넣어야 했을까. 

임기응변과 다양한 전술적 테스트가 아쉬워

박주영 기성용 없이 프랑스를 제치고 예선 1위를 먹은 팀을 상대로 저정도라면 분명 나쁘지 않은 결과라 생각한다. 하지만, 전술적으로 가로막힌 느낌이 든다면 포메이션 변화나 선수교체로 이를 극복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사견이지만 허정무 감독은 이런 면에서는 능하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경기중 투톱으로의 전술 변화, 설기현-이동국의 조합(설기현이 좌측 윙으로, 이동국이 센터포워드로), 김두현-박지성의 공존.. 이런 것을 테스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그냥 선수 개개인의 능력만 체크하고 끝난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그놈의 박지성 시프트는 왜 그렇게 고집하는지.. 박지성의 유럽 진출 이후 경기들을 보면, 중앙에 섰을 때 속시원한 기량을 발휘한 경기는 거의 없었다. 멀티플레이어로 소문난 박지성이지만 역시 맵시가 잘 살아나는 옷은 따로 있는 법인가 보다.  중앙미드필더를 볼 선수는 수두룩하니, 이제는 좀 박지성 시프트를 포기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선수 평점. (5점 만점)

김영광(3) - 좋은 컨디션, 멋진 선방. 골키퍼는 포백을 지휘하는 역할도 하므로 오랜기간 수비진과 호흡을 맞춘 이운재를 누르고 주전으로 나오긴 어렵겠으나 백업골키퍼 걱정은 안해도 될 듯 
오범석(2) - 영향력 없었음. 국내복귀 후 계속 품이 떨어지는 모습. 차두리에게 주전 자리를 내줄 확률이 높아졌다. 
차두리(3) - 활발한 오버래핑, 빠른 스피드를 통한 수비, 강력한 몸빵. 적어도 유럽팀 상대로는 선발출장해야 할 당위성이 높아졌음. 기존 수비수들과 호흡만 더 맞춘다면 더 강해질 수 있을 듯. 
이정수(3) -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숱한 공격을 차단. 세르비아 사기유닛들을 그정도로 상대한 것은 놀라웠음. 왜 자신이 주전인지를 보여준 경기. 다만 이정수도 아시아에서 경기할땐 사기유닛처럼 보였는데 (큰 몸집, 빠른 스피드) 유럽 사기유닛과는 역시 차이가.. ㅠ.ㅠ 
조용형(2.5) -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였음. 화려하지 않으면서 수비진에 안정감을 주는 선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다재다능함도 과시. 다만 곽태휘가 제 컨디션을 찾으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음. 
이영표(4) - 전성기의 재림. 한국팀 MVP 
김남일(3.5) - 한층 넓어진 시야, 안정감있는 경기운영. 김정우를 제치고 주전을 차지할 수도 있을 듯. 현재 확률은 반반. 
조원희(2) - 영향력 없었음. 최근 경기출전을 못했다는 것이 확실히 눈에 띄는 수준. 게다가 현재의 허정무호 전술과도 잘 들어맞지 않는 느낌. 조원희는 미드필더에서 강력한 압박을 해주면 거기서 삐져나오는 볼을 처리하는 "미드필더의 스위퍼" 역할에 전념할 수 있어야 진가가 나오는 선수인데, 현재 허정무호는 그럴만한 상황이 못됨. 이번 경기로 거의 서브가 확실시 되었고, 최종 탈락할 가능성도 있어보임. 
김두현(2.5) - 뭔가 보여주기엔 시간이 많지 않았음. 패스연결을 많이 하려는 시도는 좋았으나, 동료들과 호흡이 그닥 맞지 않아보임. 박지성 시프튼가 뭔가 때려치우고 김두현이 중앙미드필더로, 박지성이 윙으로 서서 콤비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다만 기성용처럼 수비형 미드필더와 꼭 함께 뛰어야 하는 선수라, 현실적으로 최종엔트리에 들어간다면 기성용의 백업이 유력한 상황.  
김형일(2) - 시간이 없어서 뭔가 보여주기는 힘든 상황. 미드필더를 빼고 들어간터라 더더욱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 기용패턴을 봤을 때 주전 출장은 불가능해 보임. 
박지성(3) - 그냥 평범한 요즘 박지성식 경기. PSV후반기의 그 날카로운 공격은 이제 다시는 보지 못하는 건가. 주장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윙플레이에만 전념하는 박지성을 보고 싶다. 다만 선수단을 안정시키는 주장으로서의 능력자체는 좋다고 생각. 
강민수(2) - 아직도 국대 나오고 있었구나.. 하여튼 주전 수비수 출장은 불가능해 보임. 
염기훈(2) - K리그에 비해 자기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전혀 하지못하는 느낌. 날카로운 돌파를 보기 힘들었음. 조커 역할이 좋을것 같지만 만약 이근호가 그 역할을 하게 된다면 엔트리 탈락 가능성도 있음. 
이근호(2.5) - 활력을 불어넣긴 했지만 염기훈보다 나을 것이 없었음. 몸에 맞지 않는 옷 
설기현(2.5) - 왼쪽에 너무 치우치는 경향. 역시 몸에 맞지 않는 옷. 전술적으로 아예 윙으로 출전하여 이동국과 파트너노릇을 했으면 어땠을까? 어떻게든 공을 연결하고 크로스를 올리려는 움직임은 좋았으나, 장신수비진을 상대로 효과를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음. 직접 마무리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았을 듯. 헌데 이천수도 없고 염기훈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윙어와 포워드 백업을 둘 다 할 수 있는 선수인데다 얼마전 골맛까지 본 터라 최종엔트리 포함 확률만은 높다고 생각. 
이동국(3) - 골은 넣지못했지만 비교적 원톱 역할에 충실한 움직임. 결정적인 모습도 한두번 나왔지만 기회 자체가 많이 오지 않았음. 볼을 운반하면서 2선 침투하는 선수들에게 볼을 배급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음. 박주영과 콤비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싶은데.. 서로 공간을 만들어주고 공격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을것 같음. 하여튼 오늘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으므로 앞으로도 제대로 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음. 조커로 쓰기에도 힘든 유형의 선수이니 엔트리 탈락의 멍에가 조금씩 다가오는 듯. 박주영과 제대로 된 콤비플레이 테스트를 해보고 잘리면 좀 덜 안타까울 것 같은데 그럴 기회가 없어 보이는게 안습.. 
이청용(3) - 볼튼에서 하는 플레이와 비슷한 플레이를 보여줬는데, 다만 전체적으로 미드필더들의 패스가 지지부진하다보니 기회가 많이 돌아가지는 않았음. 패스가 안 돌면 직접 내려와서 볼을 운반해보면 어떨까 싶음. 하여튼 그대로 우측윙으로 주전 입성 가능성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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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포스터들은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세상만사/사는 이야기
2009. 10. 16. 10:27, Posted by ScottRhee

정지훈(비) 주연의 닌자 어쌔신이라는 영화가 곧 개봉한다고 합니다.

사실 워쇼스키 형제에도, 정지훈에도 그닥 관심이 없는 편이라 잘 모르고 있었는데
트레일러나 포스터 보니까 멋지게 찍긴 했더라고요. 주연도 확실히 맞고요. 

이게 영화 포스터입니다. 그런데 묘하게 눈에 좀 거슬리는 부분이 있군요. 


흠... 보시죠. 모노톤의 멋진 포스터에, 칼을 형상화한 멋진 "닌자 어쌔신" 로고. 아우~ 간지좍살입니다. 
장동건의 <<세탁소전사>>나 전지현의 <<흡혈귀 피를 짜라>>와는 다른, 네놈은 "리얼"이구나. 

근데 어째 좀 눈에 거슬리는게 있어요. 

<매트릭스>워쇼스키 제작 이것까지는 뭐 작은 회색 글씨니까 그런가보다 하겠습니다.  
근데 정지훈의 엉덩이 밑부분에 쌩뚱맞게 써있는 



닌자를 죽여라 




흠.... 
이거 보기좋나요? 아니면 기억에 많이 남나요? 저 글씨를 보면 영화가 더 보고싶어지나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솔직히 꼴보기싫습니다.  
(하나는 알겠네요. 정지훈이 닌자가 아니고 어쌔신인데 닌자를 잡으러다닌다는거. 그래서 닌자 어쌔신이라는것.) 



외국 포스터 한 번 보시죠. (전 이 영화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 버전 포스터를 먼저 본일도 물론 없습니다.)




역시나. 



어떻습니까? 

닌자 어쌔신이라는 글씨자체가 작고, "닌자를 죽여라" 이딴거 없죠? 그리고 "워쇼스키"라는 글씨는 아예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글씨를 최대한 줄이는 대신, 정지훈의 다져진 몸과 모노톤의 이미지만으로 영화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주연배우의 인지도가 낮을 서양 대상으로 이런 포스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말은 없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훨씬 잘 설명해주고 있지 않나요? 


그런데 지나가는 초딩도 정지훈을 알고 있는 한국에서는 
"워쇼스키"(그것도 감독도 아닌 제작) "닌자를 죽여라" 
이래야 홍보가 되나봅니다. 
그것도, 원본 포스터 제작자가 포스터 분위기를 위해 일부러 여백처리했을것으로 추정되는 궁디부분에.... ㅋㅋ 


사실, 직접비교하기는 살짝 무리가 있는게.. 한국 버전 포스터 보면 밑에 배급사랑 스탭이름같은게 자잘하게 써있죠? 그런 포스터라서 저렇게 잡담을 넣었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또다른 외국 버전 포스터를 찾아봤습니다. 



"워쇼스키" 따위는 적혀있지 않고, 홍보 문구인 "FEAR NOT THE WEAPON, BUT THE HAND THAT WIELDS IT" (무기를 두려워 말고 그것을 휘두르는 손을 두려워하거라)은 아주 작게 적혀있습니다. 개봉일이 좀 크게 적혀있긴 하지만 "대개봉"같은 문구는 없군요. ㅋㅋ 이게 한국에 들어오면 어떤 포스터가 될지 상상이 되시죠? 

"비와 닌자의 처절한 사투가 시작된다! 워쇼스키 형제와 정지훈이 만들어낸  2009년형 마지막 블록버스터!" 
뭐 이런게 포스터 상단에 크게 박히겠지요. 


왜 저렇게 촌스러운 짓을 굳이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80년대에는 저런게 국내정서에 맞을지 모르나 지금은 아니잖아요. 영화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기 위해서 포스터가 주는 이미지를 극대화해야 하는 시기에, "닌자를 죽여라" 쩝;;; 
언제쯤 저런 걸 관두고, 제대로 된 한글 포스터를 만들지 정말 궁금합니다. 


마무리로, 과거의 만행을 좀 더 보시죠. 수없이 있는데 걍 생각나는거 아무거나 찾아봤습니다. 




  
 


하하, 하... 


좀 닥치라고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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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다 똑같애~~ 라는 글 ^^:

세상만사/유머
2009. 7. 31. 20:1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파코즈에 재미있는 글이 올라와서 올려본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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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아프리카 백일사진 촬영기..

세상만사/사는 이야기
2008. 8. 24. 17:56, Posted by ScottRhee

우리 준서가 드디어 백일이 되었습니다.

사실 백일은 지난 달 말에 이미 지났는데, 110일~120일 정도 이후에 촬영해야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온다고 해서 좀 기다렸습니다. 특히 엎드려서 팔로 버티고 앞을 쳐다볼 수 있을 정도로 아기가 자라야만 쉽게 촬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 준서도 딱 100일쯤 지났을 때에는 엎드려서 팔로 버티는 자세를 잘 못하더니, 사진 찍을 때쯤에는 매일 하는 일이 그 자세일 정도로 금방 성장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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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투디오는 일산 근처의 파주 출판단지에 있었습니다. 번화가가 아니고 출판사 등의 사무실이 많이 입주해있는 곳이라, 떠들썩하지 않고 아주 좋더군요. 고급 팬션같이 생긴 오피스텔들이 줄지어 서있는데, 마치 유럽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단지의 넓이가 넓고 건물 생김새들이 비슷비슷해서 정확한 사무실 위치를 찾기가 어려운 게 옥의 티. 홈페이지 약도상에 내비게이션으로 찍고 오면 뱅글뱅글 돌게 된다고 오는 길까지 정확하게 안내해 주셨건만, 또 헤매고 말았습니다.-_-;; 다행히 예약을 하러 갔을 때 한 번 헤매봐서 그런지 실제 촬영을 하러 갔을 땐 한 번에 찾기 성공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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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2층집 구조의 스투디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맑고 밝은 빛이 가득 들어옵니다. 자연광의 도움을 많이 받아 한껏 자연스런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습니다.

스투디오는 2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2층 방은 상담실 및 대기실이고, 실질적인 촬영은 1층 거실과 반지하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지하실로도 자연광이 충분히 들어옵니다. 위와 아래에 있는 사진이 반지하실에서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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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서가 백일 애기치고는 몸집이 좀 큰 편이라 걱정을 했는데, 아기 사진을 전문으로 찍는 곳이다보니 다양한 사이즈의 옷이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돌이 된 애기들이 입는 옷을 입고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옷도 멋지지만 모자들도 아주 절묘합니다. 갓난 아이라서 머리숱이 많지가 않은데, 적절한 모자신공을 발휘하니 아이가 아주 이뻐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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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컨셉은 대충 여섯 가지 정도를 진행했습니다. 아기가 컨디션이 좋으면 다양한 레퍼토리를 적용해보고, 아기가 빨리 지치거나 잠을 자게 되면(^^;;) 아무래도 촬영량이 떨어지게 되는데, 준서는 참 기특하게도 여러가지 컨셉을 잘도 넙죽넙죽 소화해 주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스투디오 사장님이랑 누님의 애기 컨트롤 기술(?)이 너무 좋아서 준서도 신이 나서 촬영을 열심히 해준 것 같습니다. 인형도 쥐어주고 포즈도 바꿔주고 옷도 갈아입혀주는데다 아이가 집중을 안 할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시는 비장의 아이 웃기기 기술을 선보여주시니 애기가 너무 좋아해서 옆에서 구경하는 저랑 마눌님도 너무 즐겁게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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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올릴 때까지는 우리 두 사람이 주인공이었지만, 이제부터 주인공은 아기입니다. 가족 사진은 이렇게 딱 한 컨셉으로만 촬영해 주시더군요ㅠ.ㅠ 부모의 인생이란 게 이런 건가 봅니다. ^^;; 이 컨셉으로 여러 장 촬영을 해 주셨는데, 윗 사진은 가장 코믹하게 찍힌 컷입니다. 아기 표정이 아주 예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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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약 한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사장님께서 말씀하시길, 진행이 너무 쉽게 되었다고 하시네요. 우리 준서도 수고 많이 했지만, 사장님 내외분^^께서 리드를 아주 잘 해주신 덕분에 아주 즐겁게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촬영후 애기는 잠들고 마눌님이 미리 준비한 과일을 맛있게 나눠먹으면서 즐거운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여러 번 더 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즐거운 촬영이었어요. 특히 사장님 내외분의 절묘한 호흡과 금슬이 부러웠답니다. 이 글을 보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모두 행복하시고, 아기와 함께 즐거운 추억 많이많이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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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와 씨팍 감상소감

세상만사/영화, 애니메이션
2006. 7. 3. 08:52, Posted by ScottRhee

아치와 씨팍

감독 조범진
제작 2006 한국
평점

재미없다는 분들은 영화평론가 하시는 분들이든지, 팔짱끼고 과연 네놈이 얼마나 재밌나 보자 하는 마음으로 보신 분들일 듯.

그렇지 않으면 취향에 맞지 않는 경우겠고. 뭐 개인취향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건 의미가 없겠죠.

 

여튼 제가 봤을 땐 재밌었습니다. 와이프하고 같이 가서 봤는데 와이프도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제일 먼저 든 느낌이

한국 애니메이션 많이 컸다

요겁니다.

 

스토리 부재? 물론 영화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기존 한국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이정도도 몇배 훌륭한 겁니다.

 

물론 마리 이야기등 이야기 구조가 훌륭한 것들도 있었지만 이런 것들은 비주얼의 부재와 상업성 결여로 거의 다 망했습니다. 균형을 갖춘 애니메이션은 많지 않습니다. 아기공룡 둘리처럼 애초에 어린이 대상으로 못을 박은 것들 빼면 거의 없다시피 하죠.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습니까? 원더풀데이즈의 실패 이후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전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약 십오년 전 블루씨걸 나왔을 때를 생각해보세요. 이게 한국의 저력입니다.

 

극장에서 딱 두 번 웃었다는 사람의 글이 자주 보이는데 제가 간 극장에서는 열번도 넘게 웃던데요-_- 할 수만 있다면 녹음해서 들려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잘 만든 영화, 시작부터 재뿌리지 말고, 필요 이상으로 냉정하게 구는 척 하면서 오버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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